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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미세먼지가 없어 하늘이 파랗고 맑다. 이런 날씨가 오래오래 지속되면 얼마나 좋을까. 오늘도 구름도 별로 없고 미세먼지가 없어서 오랜만에 나의 거의 유일한 취미생활인 사진을 찍으러, 그것도 가장 좋아하는 촬영인 밤하늘을 찍으러 가볼까 싶었다. 근데 포기했다. 공기도 맑고 구름도 없긴 했지만, 슬슬 달이 떠오르고 있었고 습도도 90%로 너무 높았다. 

가끔 나에게 "이번 주 주말에 별 보러 어디 어디에 갈 건데, 별이 잘 보일까요?", "다음 주에 별 사진 찍으러 어디에 가려고 하는데, 사진 잘 나올까요?"와 같이 묻는 분들이 계신다. 나의 대답은 항상 "저도 몰라요"이다. 그도 그럴 것이 내일 날씨도 정확히 예측하기 힘든데 며칠 후의 날씨를 예측하는 건 기상청 간부도, 인공위성도 불가능하다. 게다가 밤하늘이라는 것도 단지 날씨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요소가 3박자, 5박자가 다 맞아야만 별을 보고, 별 사진을 찍기에 적합하다. 조건만 갖춰진다면 국내에서도 충분히 멋진 은하수 사진을 누구나 찍을 수 있다. 각설하고 그럼 언제, 어떻게 별 사진을 찍어야 하는지 그 조건과 방법을 생각나는 대로, 아는 만큼 써보도록 하겠다. 전문가가 아닌 사진 찍기를 취미로 하고 있는 사람이 하는 말이니 참고만 하면 좋겠다. 

몽골에서 찍은 은하수 사진

 

별사진 찍는법

요즘은 스마트폰 카메라도 워낙 잘 나와서 달도 표면까지 찍히고 은하수 사진도 찍을 수 있다고 한다. 실제로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들을 보니까 많이 발전하긴 했더라. 하지만 어디까지나 '찍을 수 있다' = '찍히긴 한다' 정도의 수준이랄까.. 아무리 휴대전화 카메라가 발전한다 한들, 카메라보단 최소 10년은 뒤쳐진다. 이것은 어쩔 수 없고 당연한 거다. 앞으로 설명할 방식들은 DSLR이랑 미러리스 이상 급의 카메라를 대상으로 설명하겠지만 장비가 없다면 스마트폰 프로 모드로도 많은 부분 적용할 수 있으니 참고해도 좋다. 아래의 조건들 중 모두가 충족되면 은하수 사진까지도 어렵지 않게 찍을 수 있겠지만, 이 중에서 일부 조건들이 덜 갖춰져도 밤하늘에 총총한 별 정도는 찍을 수 있다. 

 

조건 1. 장비

스마트폰으로도 밤하늘의 별과 은하수를 촬영할 수 있지만, 감탄이 나올만한 수준의 결과물을 얻고 싶다면 DSLR이나 미러리스 카메라를 추천한다. 보급기인 크롭바디 카메라도 충분히 괜찮은 사진을 얻을 수 있지만, 노이즈가 더 적고 더 좋은 화질의 사진을 찍기를 원하면 풀프레임 카메라가 더 좋다. 아주 큰 차이는 사실 없다. 그리고 렌즈도 중요한데, F값, 조리개 값이 낮은 밝은 렌즈가 좋다. F1.4 값의 렌즈가 보통 가장 많이 선호되는 렌즈이다. F2.8까지도 나쁘지 않다. 겨울에는 렌즈에 서리 내리거나 습기가 찰 수 있으니 렌즈에 두를 핫팩이나 열선이 있으면 좋다.

 

조건 2. 날씨와 시기

당연한 소리이지만 아무리 좋은 장비와 훌륭한 사진 실력을 갖고 있다 할지라도, 기상 상황하늘의 컨디션이 마땅치가 않으면 절대로 밤하늘의 별 사진은 찍을 수 없다. 특히나 최상의 하늘 컨디션이 갖춰줘야만 찍을 수 있는 은하수 사진은 두말할 것 없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날씨는 여러 가지 조건이 다 맞아야 한다. 그래서 별 사진 촬영이 가능할지는 최소 하루 이틀 전부터나 대략 예측할 수 있다. 

1) 구름

구름이 없거나 적어야 한다.

2) 미세먼지 수치

미세먼지 수치가 낮을수록 좋다. 최대 20㎍/㎥를 넘지 않으면 좋다. 초미세먼지 수치도 마찬가지이다. 보통 낮에 하늘이 하늘색이 아니라 찐한 파란색, 시퍼럴 때가 있는데 이럴 때가 미세먼지가 없고 별이 잘 보이는 날씨이다. 별이 정말 잘 보이는 몽골 같은 나라에 가면 하늘 색깔이 비현실적으로 새파랗다.

3) 달

달이 떠오르지 않거나 그믐(삭)에 가까울수록 좋다. 달이 보름달(망)에 가까울수록 많은 별을 담기는 힘들다고 보면 된다. 검색창에 '월출 시간'을 검색해서 달이 현재 어떤 모양인지, 언제 떠올라서 언제 지는지를 파악해라. 필자는 '달의 위상'이라는 어플이 가장 편리해서 오랫동안 이용 중이다.

4) 습도

습도가 낮을수록 더 선명하게 별을 볼 수 있고, 사진에도 선명하게 담긴다. 하지만 습도가 90% 정도로 높다고 해도 별 사진 찍는데 큰 무리는 없다. 날씨와 관련해서 언급한 조건 중에 가장 중요하지 않은 수치이다.

 

조건 3. 사진찍는 장소

사진을 찍는 장소도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한국도 나라 전체가 도시화가 돼서 별 보는 게 점점 쉽지 않아지고 있다. 번화한 도시와 가까울수록 빛 공해(광해)로 인해 별도 잘 안 보이고, 사진을 찍어도 하늘이 까맣게 나오는 것이 아니라 밝게 나온다.

1) 지역

도시에서 최대한 먼 곳으로 찾아가라. 도시에서 약 20km 정도, 차로 2,30분 정도만 벗어나도 생각보다 별이 확연하게 잘 보인다. 가장 좋은 장소는 산골 마을이나 섬이다. 지역적으로는 도시와 멀더라도 주변에 불빛이 있다면 최대한 가로등이나 차 불빛 등이 없는 곳으로 가라. 국내에서는 몽골이나 하와이, 아프리카 급의 오염되지 않은 청정한 곳이 없다는 것이 안타깝다. 그래도 꽤나 괜찮은 장소가 많은데 얼마전에 나혼자 산다에서 화사가 별보러 간 곳이 실시간 검색어에 뜬 적도 있었다. 나중에 별이 잘 보이는 장소도 따로 정리해서 추천해보도록 하겠다.

2) 고도

고도가 높아질수록 별이 잘 보인다. 특히나 습도가 높은 여름철에도 수백 미터 되는 산에 올라가면 습도가 확연히 떨어지며 별이 잘 보였던 경험을 여러 번 했다. 가능하면 높이 올라가라. 근처에 가로등 같은 방해 요소가 없어서 더 좋다.


일단 여기까지 밤하늘의 별사진 찍는법 중 기본적으로 갖춰져야 할 몇가지 조건들을 살펴보았다. 생각나는대로 적어 내려온거라 빠진것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럼 이제 별사진 찍는 기술적인 부분들이 남았다. 그 점에 대해서는 다음 2편 포스팅에서 다뤄보도록 하겠다. 아래는 국내의 한 장소에서 직접 찍은 사진이다. 장소도 2편에서 공개하도록 하겠다.

별사진 찍는법 은하수 사진
별사진 찍는법 / 은하수 사진

 

 

 

 

 

 

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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