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니콘이 작년 3월 출시한 D780을 리뷰해보려고 한다. 2014년에 출시한 보급형 풀프레임 DSLR인 D750의 후속 버전으로 무려 6년 만에 업그레이드된 거라서 많은 기대감을 한 몸에 받았었던 카메라이다. 하지만 기대가 너무 컸었던 탓일까 아니면 실제로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어서 일까, 일부 사람들은 이것은 업그레이드가 아니라 옆그레이드라고 말하면서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과연 니콘 D780은 D750의 옆그레이드라고 말할 정도로 크게 바뀐 점이 없을까? D750을 2년 동안 매일 사용했던 경험에 비추어 D780을 평가해보겠다.
니콘 D780 스펙
니콘 D780의 기본 스펙부터 간단히 알아보고 넘어가자. 24MP CMOS 센서를 장착한 2450만 화소의 풀프레임 DSLR 카메라이다. 초점 영역은 52개를 갖고 있고, AF 방식은 D750의 위상차 AF 방식에서 촬상면 위상차 AF(하이브리드 AF) 방식은 채택했다. 이 부분은 아래에서 조금 자세하게 설명해보겠다. 최고 연사 속도는 초당 7 매이고 무게도 거의 동일한 755g이다.(D750 무게는 750g) ISO는 100~51200이고 확장 ISO는 50~204800 범위까지 지원한다. EXPEED 4 프로세서에서 EXPEED 6 프로세서로 업그레이드되었고 최고 셔터스피드도 D750의 1/4000에서 개선된 1/8000까지 지원한다. 여기까지만 봤을 때는 화소수나 초점 영역, 연사 속도 등에서 크게 발전한 게 없어 보이는데 이제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자.
D780 업그레이드된 부분
AF 방식
D780이 가장 크게 바뀐 점은 AF 방식이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라이브 뷰에서의 AF 방식이 크게 발전했다. 보통 DSLR은 뷰파인더로 AF를 잡는 방식과 라이브뷰로 AF를 잡는 방식이 다르다. 앞 전 DSLR과 미러리스의 차이점에 대한 글에서 설명했듯이 DSLR의 AF 방식은 위상차 AF이고, 미러리스는 콘트라스트 AF이다. DSLR은 뷰파인더 촬영에서는 이 위상차 AF 방식이 사용되고 라이브뷰 모드로 전환을 했을 때는 콘트라스트 AF로 바뀐다. 일반적으로 DSLR의 라이브뷰 촬영은 특히 D750의 라이브뷰 성능은 말 그대로 똥망이었다. 초점을 잡으려고 하면 윙윙거리며 방황하는 워블링이 굉장히 심했고, 라이브 뷰로 촬영해야 하는 동영상 촬영은 말할 것도 없었다. 2년간 사용하면서 영상 촬영해본 횟수가 100회가 안될 정도로 사용하기 힘든 수준이었다.
DSLR이 가지고 있는 광학식 뷰파인더의 장점은 실제의 상을 그대로 볼 수 있다는 점과 햇빛 아래서는 라이브뷰로 LCD 화면을 보는 게 쉽지 않기 때문에 뷰파인더 방식이 더 좋다. 그리고 라이브 뷰의 장점은 초점이 정확하고 빠르고, 눈 인식 AF 같은 스마트한 기능들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따라서 D780은 DSLR의 광학식 뷰파인더의 장점과 미러리스가 가지고 있는 라이브 뷰의 성능과 편리함을 동시에 갖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D780은 촬상면 위상차 즉 하이브리드 AF를 채택했는데 이는 바로 위에서 말한 위상차 AF와 콘트라스트 AF 사이를 자동으로 전환해주는 방식이다. 이 AF 방식은 니콘 미러리스인 Z시리즈의 센서와 방식과 동일하다. 따라서 D750을 사용할 때의 라이브 뷰 촬영의 아쉬움은 이제 완전히 해결되었다고 보면 된다. 라이브 뷰와 동영상 촬영에서 273개의 초점 포인트가 화면의 약 90%를 커버해서 가장자리에 있는 피사체도 쉽게 초점을 맞출 수 있다. 당연히 얼굴인식이나 눈 인식도 자동으로 해내 초점을 정확히 잡는다. DSLR 바디에서 라이브뷰 촬영이 뷰파인더 촬영의 성능을 따라잡았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물론 이 AF 방식은 니콘 D780이 처음은 아니다. 캐논의 최신 크롭 바디에서도 하이브라이드 AF를 채택한 바디들이 있는데(캐논 200d, 캐논 90d) 이들은 보급형 크롭바디인 데다가 뷰파인더 촬영에선 많이 아쉬운 퍼포먼스를 보인다. D780은 풀프레임 DSLR 중 처음으로 하이브리드 AF를 채택했다. D750에서 이 부분 하나만큼은 정말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좋아져서 이것 하나만 하더라도 옆그레이드라고 까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동영상 기능 강화
동영상 촬영 스펙도 많이 업그레이드됐다. 앞에서 살펴봤듯 라이브뷰 AF 성능이 엄청나게 좋아졌기 때문에 동영상 촬영에 있어서도 미러리스급의 퀄리티를 얻어낼 수 있다. 화질 면에서도 D750은 FHD까지 만을 지원했지만 D780은 풀 픽셀 리드아웃 4K 방식을 채택해서 화질 저하 없이 4K 촬영이 가능하다. 또한 영상 촬영 시 더 많은 다이내믹 레인지 확보할 수 있는 N-LOG 기능도 추가되어 후보정에 있어서도 많이 유리해졌다.
셔터스피드
또 하나 크게 개선된 점 중 하나는 셔터스피드이다. 기존의 최고 셔터스피드는 1/4000초였는데 한스탑 더 늘어난 1/8000의 1초로 밝은 낮 야외 촬영에서도 밝은 조리개를 사용하는데 더 용이하게 되었다. 또한 최장 셔터스피드도 기존에는 30초가 최대였고, 그 보다 길어질 경우 BULB로 넘어가서 릴리즈가 필요했는데 D780은 셔터 속도를 900초까지 연장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따라서 장노출 촬영을 할 때 상당히 편리해졌다. 빛의 궤적을 찍거나 별 추적 장치 위에 올려놓고 몇 분씩 노출을 주는 경우에도 릴리즈 없이 촬영이 가능해졌다.
터치 LCD
니콘 D750에서 은근히 아쉬웠던 점이 액정이 터치가 안된다는 점이 었는데, D780은 터치 틸트 LCD를 탑재했다. 촬영 화면과 메뉴에서 터치가 가능해서 초점을 맞출 때나, 기능을 조작할 때 훨씬 편해졌다. 180도 스위블이 아니라 여전히 틸트 액정인 부분은 조금 아쉬운 부분이다.
충전 단자 탑재
이전처럼 배터리를 충전하기 위해 배터리를 분리해서 충전기에 따로 꽂아줄 필요가 없이 바로 카메라에 충전 케이블을 연결해서 충전할 수 있게 되었다. 충전 단자도 USB-C타입을 채용해서 편의성이 매우 좋아졌다.
와이파이
와이파이를 통해 스냅브릿지(니콘 카메라 전용 어플)에 연결해서 리모컨처럼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도 개선되었다.
총평
D780은 D750에서 옆그레이드 되었다는 의견은 사실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라서 그 부분을 해명 아닌 해명을 하다 보니 장점 위주의 리뷰를 하게 된 듯하다. 분명 가격이나 세부 AF에 대해서는 아쉬운 부분들도 몇 가지 있지만 그 부분은 다음에 또 기회가 되면 다뤄보도록 하겠다. 물론 가격대가 안정화되었음에도 현재 200만 원에 형성되어 있는 것은 아쉽지만 보급기라고는 해도 충분히 중급기 이상의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카메라이기 때문에 납득 못할 가격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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